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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오동전투 리뷰(약스포) 속은 시원하다 그러나...

yoooldman 2020. 1. 15. 02:40

<본격적인 리뷰에 앞서>

 

2019년 8월,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반일감정이 고조되고 불매운동을 전개하는 등의 움직임이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지금도 꾸준히 불매운동은 이어져 오고 있고요. 이러한 시국에서 타이밍 좋게 영화 봉오동전투가 개봉하였습니다. 영화 제작진 측에서는 운이 좋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배경지식>

 

이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약간의 지식이 필요합니다.

 

우선 시대적 배경입니다. 1919년 3.1 운동 이후 일제의 탄압이 가혹해지고 있던 시기입니다. 항일 무쟁 투장에 대한 의지와 열망도 강해지는 시기였죠. 일제는 저항세력을 뿌리 뽑기 위해 만주지방에 있던 독립군을 소탕할 계획을 세웁니다. 그래서 수많은 전투가 벌어졌고, 봉오동전투도 그러한 전투 중에 하나입니다.

 

두 번째로 알아야 할 것은 지리적 배경입니다. 영화의 무대가 되는 봉오동은 대한민국의 영토가 아닙니다. 저 위쪽의 만주지방을 배경으로 합니다. 따라서 이곳에 우리는 익숙하지 않죠. 그러나 항일 무장투쟁의 근거지로 중요한 위치였던 곳입니다.

청산리전투와 봉오동전투가 어디에서 였는지 이제 감이 오시죠?

세 번째로 알아야 할 것은 당시 독립군에 대해서입니다. 단순한 게릴라 부대보다는 어느 정도 규모와 체계, 장비 등을 갖춘 중앙조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규모의 전면전을 벌여서 승리할 만큼의 역량을 보유하지는 못했었고, 주로 국지성 게릴라전을 통해 상대를 야금야금 갉아먹는 전술을 사용했습니다. '대첩'이라는 용어가 붙을 정도의 대규모 작전은 많지 않았습니다. 봉오동전투의 경우는 양측이 각 300명 정도의 인원으로 붙은 전투로서 대규모라고 보기엔 힘든 규모였습니다. 공식적으로 기록된 피해규모의 기록도 없고요.

 

<역사 배경 영화에 대해>

 

영화에서 다루는 봉오동전투는 청산리대첩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전투입니다. 우리는 국사시간에 항일 무장항쟁에 대한 역사를 배웁니다. 하지만 당시의 상황에서 어떤 전술로 어떠한 물자를 이용하여 어느 정도의 인원이 전투에 참여했는지, 세세하게는 배우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그러한 부분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는 역할을 해 줍니다. 단, 영화의 고증이 잘 되어있다는 가정하에서 말이죠. 그렇다면 이 영화의 고증이 잘 되었느냐?라고 물어보신다면. 아쉬운 부분이 꽤 있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인물 소개>

 

독립군 지휘관 역할의 유해진

독립군 분대장 역할의 류준열

독립군 저격수 역할의 조우진

 

이 세명이 주연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인물들이 나옵니다.

독기품은 눈매를 가진 여성 독립군 저격수.

군자금을 전달하기 위해 목숨 걸고 이동하는 이진성

독립군 총 지휘관 홍범도

유난히 밉상이었던 일본군 장교

일본군 소년병. 이 친구는 실제 일본인임에도 이런 영화에 출연하였네요. 인상 깊었습니다. 앞으로 크게 될 것 같습니다.

'다이고 코타로'라는 이름의 배우네요.

 

<영화 내용 간략 설명>

영화에서 작전은 간단합니다. 적군을 봉오동이란 지역으로 끌어들여서 섬멸하는 것!

유해진의 대사를 통해 계속 강조되는 것은 애국심입니다. 관객들이 가려워하는 부분을 좀 노골적으로 긁어주는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영화는 독립군의 희생에 포커스를 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열악한 상황인데도 이렇게나 잘 해냈다!라는 느낌이네요.

기획의도를 잘 보여주는 자막입니다.

※ 리뷰에서 쓰인 모든 움짤은 공식 예고편을 활용하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mE0-V1Fjb4

https://www.youtube.com/watch?v=rXwVFewk1V4

https://www.youtube.com/watch?v=-krZ8UjTdMI&t=2s

영화의 내용은 어찌 보면 뻔합니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수많은 고난과 난관을 이겨내고 똘똘 뭉쳐 일본군을 봉오동으로 끌어들이고 섬멸했다! 이게 사실 전부입니다. 물론 군자금 조달의 과정, 일본군의 움직임, 독립군의 움직임 등 세세히 볼만한 요소는 많습니다만 여기서 그렇게까지 다루기는 어렵겠네요.

 

<좋았던 점>

이 영화에서 좋았던 점은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액션. 유해진은 극 중에서 총을 잘 못 다루고 칼을 잘 씁니다. 큰 칼을 이용한 시원시원한 액션, 특히 갈대밭에서 칼을 휘두르는 씬은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류준열이 언덕 위의 기관총으로 일본군을 향해 난사하는 장면 또한 쾌감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류준열이 혼자 무쌍을 찍으면서 총알을 비껴가며 돌무더기 비탈길을 내려가는 장면은 좀 과했습니다...

 

둘째, 애국심 고취. 억지 감동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눈가에 눈물이 조금은 맺히는 게 정상일 것 같습니다. 그들의 숭고한 희생 덕분에 우리가 지금 이렇게 존재할 수 있으니까요.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이러한 감정을 국뽕 이란 단어로 폄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쉬움>

 

이 영화에서 아쉬운 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고증의 불완전함. 감독은 인터뷰에서 독립신문 88호의 사료를 바탕으로 영화를 제작하였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과 사료 교차검증을 보면 독립신문은 정확히 기록한 것과 거리가 멀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모신나강 총기를 사용한다는 설정과 기관총의 유무, 의복 양식, 전투의 묘사 등 고증이 엄밀했다고 보긴 힘든 영화입니다.

 

둘째, 스토리가 매끄럽지 않음. 영화를 보다 보면 배경이 되는 장소는 거의 비슷합니다. 시골마을과 산, 들, 계곡, 숲 등이 이어지는데 여기가 어디인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 공간적 지리적 인지가 어렵습니다. 봉오동 근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 대부분 따라오기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셋째, 억지 감동 조장? 이건 개인 취향일 수도 있는 부분인데, 영화가 너무 노골적으로 관객으로 하여금 감동받아라!!라고 외치는 듯했습니다. 물론 독립군의 숭고한 희생을 아름답게 그리려고 했음은 이해합니다만 좀 너무했다 싶습니다. 특히 동굴에서 유해진이 연설하듯이 말하는 장면은 좀 오그라들었습니다.

<정리>

 

봉오동전투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입니다.(★5개 만점)

평점 : ★☆(2.5/5)

한줄평 : 개봉 시기가 기가 막혔던 영화. 액션은 좋았다만 억지 감동 조장은 아쉬웠다. 스토리 연결이 매끄럽지 않았고 고증이 완전하다고 보긴 어렵다. 그래도 가슴 한편은 뜨거워진다.